이별
글/이태일(태라라)
꽃이 유난히 예쁘게 핀 날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가
글은 차가운 얼음이 됩니다
사랑하며 피어나는 꽃보다
흩어지는 아픔은 더 강했습니다
입영 열차 떨림에
주저앉는 어머니의 눈물처럼
사랑은 떠남이 있기에
소중하다고 적어봅니다
꽃이 유난히 예쁘게 핀 봄밤에
뇌가 진동합니다
몸 하나뿐인 나는
겁이 많았고
하나의 가정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엇비슷한 나이의 그녀,
난 떨어지는 꽃잎이 될 수밖에
헤어짐의 편지를
그녀의 핸드백에 살짝 넣었습니다
바람불면 하얀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는 길
창경궁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