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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유명 시인의 시

타는 목마름으로

by 이태일, 태라라 2011. 9. 26.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손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타는 목마름으로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나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치떨리는 노여움이 
서툰 백묵 글씨로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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