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유명 시인의 시

낡은 자전거 안도현

by 이태일, 태라라 2011. 5. 3.
      
        낡은 자전거/ 안도현
      너무 오랫동안 타고 다녀서
      핸들이며 몸체며 페달이 온통 녹슨 내 자전거
      혼자 힘으로는 땅에 버티고 설 수가 없어
      담벽에 기대어 서 있구나
      얼마나 많은 길을 바퀴에 감고 다녔느냐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많이 알수록
      삶은 여위어가는 것인가, 나는 생각한다
      자전거야
      자전거야
      왼쪽과 오른쪽으로 세상을 나누며
      명쾌하게 달리던 시절을 원망만 해서 쓰겠느냐
      왼쪽과 오른쪽 균형을 잘 잡았기에
      우리는 오늘, 여기까지, 이만큼이라도, 왔다
      

'문학 > 유명 시인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수봉 /정호승   (0) 2011.05.11
똥차 안도현  (0) 2011.05.03
접시꽃 당신/도종환  (0) 2011.04.25
문태준/가 재 미  (0) 2011.04.19
-맨발/문태준-  (0) 201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