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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유명 시인의 시

서정주

by 이태일, 태라라 2011. 6. 17.

                    스무살된 벗에게

편지가 제 흥에 겨워서, 벗 이 여, 너를 향해 말을 하던 것이 나는 잠깐 옆으로 얼굴을 돌리고 씨부리었다.
그럼 결론은 우리의 몸뚱이를 어디에다가 던져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젊은 벗이여.
네 나이는 인제야 스무 살이다.

명년에는 스물 한 살...... 너는 벌써 어려서부터도 어느 맑은 자리에 뿌리를 박은 충실한 나무와 같이 지혜와 용력이 뛰어났었고, 한 쌍의 눈은 언제나 두 개의 별처럼 개어 있더니, 지금도 여전하구나.

벌써 삼 년을 너를 보지 못한 동안에 물론 너는 많이 컸을 것이나, 네가 나한테 보내준 글에는 여전히 옛날 같은 네 두 개의 총명한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는 듯하여 나는 기뻤다.

    '징병제의 발표가 있은 후로 사실 나는 많이 생각하여 왔읍니다. 늘 부족한
    자기를 채찍질하여 이제 와서야 간신히 마음의 준비가 완료되었읍니다.
    내일이라도 용약출전할 각오가 섰습니다. 댁에 영이는 많이 컸습니까-----

 

 

 

송정(마쓰이) 오장 송가 (松井 伍長 頌歌) --- 서정주

 

아아 레이터만은 어데런가.

언덕도
산도
뵈이지 않는
구름만이 둥둥둥 떠서 다니는
몇 천 길의 바다런가.

 

아아 레이터만은
여기서 몇 만 리련가…….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 소리…….
우리의 젊은 아우와 아들들이
그속에서 잠자는 아득한 파도소리…….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띄우고
"갔다가 오겠습니다"
웃으며 가더니
새와 같은 비행기가 날아서 가더니
아우야 너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印氏)의 둘째 아들 스물 한 살 먹은 사내.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가미가제 특별 공격 대원.
귀국 대원.

 

귀국 대원의 푸른 영혼은
살아서 벌써 우리게로 왔느니.

 

우리 숨쉬는 이 나라의 하늘 위에
조용히 조용히 돌아왔느니.

 

우리의 동포들이 밤과 낮으로
정성껏 만들어 보낸 비행기 한 채에
그대, 몸을 실어 날았다간 내리는 곳.
소리 있어 벌이는 고운 꽃처럼
오히려 기쁜 몸짓하며 내리는 곳.
쪼각쪼각 부서지는 산더미 같은 미국 군함!

 

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와 폭발탄과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을 싣고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으러 온
원수 영미의 항공모함을
그대
몸뚱이로 내려쳐서 깨었는가?
깨뜨리며 깨뜨리며 자네도 깨졌는가-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 항공 오장(伍長)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른 우리의 하늘이여!

 

아아 레이터만이 어데런가.
몇 천 길의 바다런가.

 

귀 기울이면
여기서도, 역력히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레이터만의 파도소리…….

 

 

헌 시

-반도학도 특별지원병 제군에게

서정주


정면에서 눈을 돌릴 수는 없느니라.
그리움에 젖은 눈에 가시를 세워
사랑보단 먼저 오는 원수를 맞이하자.

유유히 흐르는 우리의 시간이
이제는 성낸 말발굽 뛰듯 하다.

벗아 하늘도 찢어진 지 오래여라.
날과 달이 가는 길도 비뚜른 지 오래여라.
거친 해일이 우리와 원수의 키를 넘어선 지도
우리의 뼈와 살을 갈기 시작한 지도 벌써 오래여라.

지극히 고운 것이, 벗아
우리 형제들의 피로 물든 꽃자줏빛 바다 위에
일어나려 아릉아른 발버둥을 치는도다.
우리 혼령으로 구단(九段) 위에 짙푸를
사랑에, 사랑에, 목말라 있도다.

정면에서 눈을 돌릴 수는 없느니라.
그리움에 젖은 눈에 가시를 세워
사랑보단 먼저 오는 원수를 맞이하자.

주사위는 이미 던지어졌다.
다시 더 생각할 건 절대로 없었다.

너를 쏘자, 너를 쏘자 벗아
조상의 넋이 잠긴 하늘가에
붉게 물든 너를 쏘자 벗아!
우리들의 마지막이요 처음인 너
그러나 기어코 발사해야 할 백금탄환인 너!

교복과 교모를 이냥 벗어버리고
모든 낡은 보람 이냥 벗어버리고

주어진 총칼을 손에 잡으라!
적의 과녁 위에 육탄을 던져라!
벗아, 그리운 벗아,
성장(星章)의 군모 아래 새로 불을 켠
눈을 보자 눈을 보자 벗아……
오백 년 아닌 천 년 만에
새로 불 켠 네 눈을 보자 벗아……

아무 뉘우침도 없이 스러짐 속에 스러져 가는
네 위엔 한 송이의 꽃이 피리라.
흘린 네 피에 외우지는 소리 있어
우리 늘 항상 그 뒤를 따르리라.


<작품 해설>
서정주의 헌시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나가 싸우라며 독려하는 내용이다. 당시 그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사랑’과 같은 가치보다도 일제가 주장하는 대동아공영권의 건설을 위한 침략 전쟁을 중요시하는 그의 어리석은 신념이 드러난다.

한창 배움의 길을 걸어야 하는 순진한 학생들에게까지 일제의 전쟁에 나가 죽으라며 정신적으로 선동하는 그의 범죄 행위는 결코 용서받기 어렵다.


 

 

전두환 탄신 56회 축시

서정주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이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두 분 모두 한국 문학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분이지요..하지만 이육사 시인과 서정주 시인은 약간 다른 길을 걸으셨다고 보면 됩니다..이육사 시인은 아시는 것 처럼 독립운동을 위해 일평생을 감옥에서 사신 분입니다.그분의 이름인 이육사도 본명이 아닌 죄수번호가 64 여서 이름이 이육사로 알려진 것이지요..본명은 원록입니다.. 출소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문학 공부를 하시다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로 발표한 작품은 '황혼' 이라는 작품입니다.이육사는 김광균, 신석초, 윤곤강 등과 동인지 '자오선'을 발간하게 되죠.. 우선 이육사 시인의 작품은 남성적 어조로 상당히 강렬한 분위기를 발산하고웅장한 시어가 많이 사용되며 어려서부터 가정교육의 영향으로 민족주의 성향이 깊지요.또한, '청포도', '교목', '파초' 등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상징주의 양식과 목가적인 서정성이나타나기도 하고 대표작인 '광야'에서는 이육사 시인의 의지와 정신세계와 시인으로서의삶이 그대로 나타나지요...즉, 이육사 시인은 자신의 시 활동도 그랬고 삶도 그랬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평생을 보내셨죠..그럼 서정주 시인을 말씀해 드리죠..서정주 시인은 수 많은 서정시를 남기셨고, 많은 동인지를 창간하시는데 공헌하신 분이지요..하지만 그분이 한참 활동하던 당시의 시대 상황이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 등 한참 일제의 강압이심해지던 때라 다른 작가들이 그랬듯이 그분도 변절하신 분 중 한분이죠..즉, 친일적인 내용의 시를 쓰시게 된 것이죠.. 문학사적으로는 그것은 나쁜 것이다와 어쩔 수 없다는 등으로 의견이 나누어 지고 있기도 합니다.그리고 서정주 시인도 자기는 친일적인 방법으로 민족을 생각한거라 말하기도 했다고강의시간에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이건 자세한게 아니니까 신경쓰지는 마시구요..^^;;뭐, 그 시대에 끝까지 변절하지 않고 끝까지 민족을 위한 시를 쓰신 분도 있기도 하고중간이라도 가려고 아예 잠적한 시인들도 있었는데친일파로 변절했다는 점에서는 그 분의 오점이라 할 수 있겠죠..하지만 작품만 봐서는 좋은 작품 많이 남기셨고,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장수하셨잖아요^^
~~~~~~~~다음 지식인의 답변, 퍼온 글입니다.~~~~~

    이육사님에게 청포도를 바칩니다 2 이태일(태라라) 삼일절이 오고 있고 유독 빛나는 별이 스칩니다 중년의 내 생활이 부끄러움으로 바뀝니다 청포도의 맛은 교과서에서 배웠습니다 성인이 되어 포도즙이 입안에서 번질 때에 실핏줄을 타고번져 뇌가 진동함을 알았습니다 살려고 법정에서 친일의 노래 한 곡 안 부른 단군 자손의 뿌리 의식으로 조선 만대에 걸쳐 청포도의 맛은 독도를 지킬 것입니다 청포도가 입안에서 무너집니다 한국인만이 느끼는 맛이 또 뇌로 번집니다.

    이육사님에게 청포도를 바칩니다 1 이태일(태라라) 1) 7월도 오기 전 남녘 땅 청포도 나무에는 조국의 희망이 알알이 들어와 박힙니다 7월이 오면 은쟁반 모시 수건에 청포도를 담아 바치렵니다 시에는 순국 선열이란 시어를 넣는 유명한 시인이 배우의 연기력으로 그러나 독립의 피는 모르면서 일본의 앞잡이가 쓴 시를 읊는ㆍㆍㆍ 다꾸앙 맛이 좋았던 시인도 많았으니 노여워하실까 두렵습니다 바라는 손님은 반세기 훨씬 전에 오셨지만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천사의 남풍은 아직도 북쪽 하늘로 가지 않습니다 7월이 오면 통일이란 두 글자가 써진 하얀 도자기에 하얀 옷을 입고 다른 청포도도 바치오리니 남풍이 불어 북녘 하늘을 덮게 하소서 2) 뒤늦게 고백하건대 저는 젊어서 글을 안 쓰려고 했습니다 이름을 알린 예술가는 친일이었고 그들이 뿌린 씨앗은 유감스럽게 곱게 자라 대학의 강단마다 친일의 제자였고 문학인의 한 계단 위에는 친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학자는, 예술은 혼이 있어 후에라도 빛을 발한다고 했습니다만 어찌 해변에 뱉은 포도 씨가 싹을 틔우고 자랄 수 있겠습니까? 어울리고 밀어주어야 자라는 예술 속에서 글은 휴지처럼 없어졌고 그림은 낡은 초가집 벽에 붙어 있다가 지붕 개량할 때 사라졌을 것입니다 또 어떤 학자는 예술을 정치와 비교 분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총 칼 앞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글을 쓰고 칼 아래 쓰러진 죽음이 있는데 조국을 배반한 시인과 어찌 비교하지 않으리오 이완용의 서예 작품이 훌륭하다 하여 정치를 보지 말고 한국인의 방에 걸어두란 말입니까? 별나라에서도 그런 별은 멀리하시고 제가 올리는 청포도는 먹지 못하게 하시옵소서 3)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시대로 역사는 바뀌었습니다 진정 용기있는 자가 용서하는 거라며 일본을 용서해야 하는지 증오심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미약한 저는 모릅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 왔습니다 중년인 지금에서야 펜을 잡고 지식도 없이 움직입니다 너그럽게 저를 보아주시고 열사의 피를 쓸 수 있는 영감을 주시옵소서 칠월이 오면 청포도를 가득 바치오리니 이름도 남김 없이 떠난 순국 선열 그들과 함께 드사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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