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태일 태라라의 시

이육사님에게 청포도를 바칩니다 2~~~~~~~~~~~삼일절 노래ㅊ

by 이태일, 태라라 2012. 2. 27.
이육사님에게 청포도를 바칩니다 2 이태일(태라라)

삼일절이 오고 있고
유독 빛나는 별이 스칩니다

중년의 내 생활이 부끄러움으로 바뀝니다
청포도의 맛은 교과서에서 배웠습니다
성인이 되어 포도즙이 입안에서 번질 때에
실핏줄을 타고번져 뇌가 진동함을 알았습니다

법정에서 친일의 노래 한 곡 안 부른
목숨보다 강한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단군 자손의 뿌리 의식으로
조선 만대에 걸쳐
청포도의 맛은 독도를 지킬 것입니다
청포도가 입안에서 무너집니다
한국인만이 느끼는 맛이 또 뇌로 번집니다.


이육사님에게 청포도를 바칩니다 1 이태일(태라라)


1) 7월도 오기 전 남녘 땅 청포도 나무에는
조국의 희망이 알알이 들어와 박힙니다
7월이 오면 은쟁반 모시 수건에
청포도를 담아 바치렵니다
시에는 순국 선열이란 시어를 넣는
유명한 시인이 배우의 연기력으로
그러나 독립의 피는 모르면서
일본의 앞잡이가 쓴 시를 읊는ㆍㆍㆍ
다꾸앙 맛이 좋았던 시인도 많았으니
노여워하실까 두렵습니다

바라는 손님은 반세기 훨씬 전에 오셨지만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천사의 남풍은
아직도 북쪽 하늘로 가지 않습니다
7월이 오면 통일이란 두 글자가 써진
하얀 도자기에 하얀 옷을 입고
다른 청포도도 바치오리니
남풍이 불어 북녘 하늘을 덮게 하소서

2) 뒤늦게 고백하건대
저는 젊어서 글을 안 쓰려고 했습니다
이름을 알린 예술가는 친일이었고
그들이 뿌린 씨앗은 유감스럽게 곱게 자라
대학의 강단마다 친일의 제자였고
문학인의 한 계단 위에는 친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학자는, 예술은 혼이 있어 후에라도
빛을 발한다고 했습니다만
어찌 해변에 뱉은 포도 씨가
싹을 틔우고 자랄 수 있겠습니까?

어울리고 밀어주어야 자라는
예술 속에서 글은 휴지처럼 없어졌고
그림은 낡은 초가집 벽에 붙어 있다가
지붕 개량할 때 사라졌을 것입니다

또 어떤 학자는 예술을 정치와 비교 분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총 칼 앞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글을 쓰고 칼 아래 쓰러진 죽음이 있는데
조국을 배반한 시인과 어찌 비교하지 않으리오
이완용의 서예 작품이 훌륭하다 하여
정치를 보지 말고
한국인의 방에 걸어두란 말입니까?

별나라에서도 그런 별은 멀리하시고
제가 올리는 청포도는 먹지 못하게 하시옵소서

3)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시대로
역사는 바뀌었습니다
진정 용기있는 자가 용서하는 거라며
일본을 용서해야 하는지
증오심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미약한 저는 모릅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 왔습니다
중년인 지금에서야 펜을 잡고
지식도 없이 움직입니다
너그럽게 저를 보아주시고
열사의 피를 쓸 수 있는 영감을 주시옵소서
칠월이 오면 청포도를 가득 바치오리니
이름도 남김 없이 떠난 순국 선열
그들과 함께 드사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