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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일 태라라의 시

편지 한 통 받았다~~~~~~~~~~~~~~김세화/ 눈물로 쓴 편지

by 이태일, 태라라 2009. 8. 2.

    편지 한 통 받았다/이태일 
  
  국민학교, 중학교를 같은 학교 다녔고 
  그때부터 벗 되어 지금까지 
  때론 가까이 있어도 먼 듯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듯이 
  험한 숲을 헤치며 주저앉고 일어서고 
  삶에 퍼런 멍은 각자 짊어지고 
  편지 한 통 받았다 
  
  몇십 년 전 받아 보았던 
  펜으로 내 이름이 적혀 있는 
  편지 한 통 받았다 
  
  원래 그 친구가 시인이고 
  나는 받아쓰기나 하는 나뭇가지였다 
  5년 전 내 조카 동창회지에 
  그리움이란 시를 썼는데 
  "편지 한 통 받고 싶다"였다 
  
  낙엽 같은 글을 보여 주기 멋쩍어 
  같이 온 딸에게만 시를 보여 주었다 
  그 친구가 "Re:시마을 속에는"라는 
  꼬리를 달았던 줄 나중서야 알았다 
  
  서로 시 같이 살아설까? 
  시 속에는 눈물이 많은걸까? 
  시인들은 알겠지 
  눈물이 엔도르핀을 돌게 하고 
  기쁨이란 것을 
  울 엄마 삶의 마지막 날 
  멀리 있어 못 온다며 와이프를 보냈지 
  그 친구 어머니는 무슨 설움 가졌기에 
  지구 반대편에서 살다가 
  고국으로 오신단다 
  
  어렸을 적 "태일이 왔구나"라며 
  국수만 줄 수 없어 
  비싼 라면과 섞어 끓여 주신 분이 
  꼬부랑할머니 되어 미국에서 오신단다 
  
  40년 전부터 정신병으로 
  기도원에 있는 그의 동생이 
  쎅스 한 번 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래서 눈물인가? 정인가? 
  소리치고 싶다. 인터넷 세상에서 
  펜으로 내 이름이 적혀 있는 
  편지 한 통 받은 사람이 누구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