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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일 태라라의 시

착한 미인 꽃~~~~~~~~~~~Bridge over troubled water/Simon & Garfunkel

by 이태일, 태라라 2011. 6. 11.

착한 미인 꽃 -- 태라라 --

전시장의 꽃들은
파스텔 톤의 화장한 모습
신비한 아름다움의 오케스트라
나비가 정신 못 차리는 잔치

화훼농가는
조화처럼 꾸미려고
가지치기를 하느라
가위질을 하고

후진국의 조화 공장에서는
생화처럼 꾸미려고
여공들의 가위질이 분주하겠지

나뭇잎에 가려 있다가
바람 부는 틈새로
잠시 모습을 보이는
작은 들꽃 한 송이
햇볕을 겨우 모아 이룬
힘겨운 탄생

꽃잎 하나, 수술 하나
부족함이 없어도
부끄러워 숨지

나는 나비가 되어
이 꽃에 잠시 머물며
착한 미인 꽃이라 생각했지

착한 미인 꽃은
우물물 길어 밥을 짓고
환한 웃음 지으며
시어머니 팔다리를
주무른다고 느꼈어

미인 대회에 나온
화려한 꽃이
어찌 예쁘지 않겠어

그러나 순수한 진짜 미인은
자신이 미인이라 생각하지 않고
숨어있어서 찾을 수가 없어

이 꽃은 조화 같은
조명을 싫어하고
생화 같은 달빛을 좋아하지

이 꽃은
유혹에 빠지지 않고
가정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편단심이고
민들레와 친구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