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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유명 시인의 시

허허바다 정호승

by 이태일, 태라라 2012. 7. 15.
      허허바다 정호승 허허바다에 가면 밀물이 썰물이 되어 떠난 자리에 내가 쓰레기가 되어 버려져 있다 어린 게 한 마리 썩어 문드러진 나를 톡톡 건드리다가 썰물을 끌고 재빨리 모랫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나는 팬티를 벗어 수평선에 걸어놓고 축 늘어진 내 남근을 바라본다 내가 사랑에 실패한 까닭은 무엇인가 내가 나그네가 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어린 게 한 마리 다시 썰물을 끌고 구멍 밖으로 나와 내 남근을 톡톡 친다 그래 알았다 어린 참게여 나도 이제 옆으로 기어가마 기어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