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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유명 시인의 시

연탄/안도현

by 이태일, 태라라 2012. 8. 1.
                    
           詩 寫眞/茂正 鄭政敏
          어느 광산에서 왔을까?
          모양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네가
          원형기둥 때깔 나는 자태
          허리 150㎜, 키 142㎜, 몸무게 3.3kg
          시커멓게 생겼지만 윤기 자르르
          구멍도 많아 스물둘
          9공탄으로 시작 19공탄 
          진화를 거듭 22공탄
          검다고 깔보지 마라.
          너는 사랑의 화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내주는 보살
          추위에 고생하는 수많은 인류에게 
          온기를 다 주고도
          후회하지 않는 살신성인
          타버린 뒤 열기 하나 낼 수 없어
          쓸모없다고 버리어져도
          도리를 다했으니 
          이만하면 
          검게 태어나 화려한 불꽃잔치
          하얗게 스러진 너를
          뉘라서 아름답다 하지 않을까.
          
          연탄 煉炭, birquet
          birquette라고도 씀. 
          주원료인 무연탄에 코크스·목탄 등의 탄화물을 분쇄하여 
          배합하거나 당밀·피치·석회 등의 점결제(粘結劑)를 혼합해서 
          성형·건조시킨 원통형 고체연료.
          한국공업규격에 따르면 연탄의 발열량은 4,600㎉ 이상, 
          굳기는 전락강도(轉落强度) 측정방법에 따라 300㎜ 높이에서 
          전락했을 때 파괴되지 않도록 성형해야 한다. 
          또한 약 2%의 석회류를 배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업용 연탄은 직4각형이나 계란형으로 
          주로 증기기관차나 배에 사용한다. 가정용으로는 
          조개탄·구멍탄 등이 있으며, 500~6,000℃에서 
          건류(乾溜)하여 휘발성분이나 악취 가스를 없애야 한다. 
          연탄은 크기에 따라 1~5호로 구분하는데 가정용으로는 2호
          (지름 150㎜, 높이 142㎜)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2호의 무게는 처음 찍었을 때 3.6㎏, 건조했을 때 
          3.3㎏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연탄은 석유·가스 및 다른 대체 에너지에 밀려 
          중요도가 낮아져 가고 있다. 
          
          번개탄
          번개탄은 톱밥을 공기를 차단하고 태워서 탄화시킨 후
          이 분말상이 잘 붙도록 적당한 접착제를 첨가하여 반죽시킵니다.
          그 다음 사용시에 불을 붙이기 쉽도록 만들기 위해서
          번개탄 바닥에 일정량의 질산칼륨(Potassium nitrate) 바르면 
          시판되는 번개탄이 되는 것입니다.  
          질문처럼 한번 불이 붙으면 연소가 계속 진행되고
          다른 가연성 고체처럼 불꽃도 크게 피어나지 않으면서도
          한번 붙은 불은 끝까지 타들어 가는 것은 
          질산칼륨이 성냥불같은 점화원에 의해서 분해해서 계속
          탈수있는 물질인 탄화된 톱밥에 일정 시간 산소를 공급해 
          주기때문입니다.
          질산칼륨 가격이 톱밥에 비하면 상당히 비싸므로 
          번개탄 제조시에
          전체를 혼합하는 것이 아니므로 구성비율을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참고로 이 질산칼륨은 흑색화약을 만드는 주원료 입니다. 
          가연성물질과 혼합된 상태에서는 
          매우 불안정하여 열, 충격에 의해서
          자연발화, 폭발을 할 수 있는 화학물질 입니다.
          이와같은 산화제는 자신은 타지 못하고 
          가연물의 연소를 도와줄 뿐이죠.
          
          연탄 한 장 
                     노래 : 안치환 ( 안도현 시/ 강종철 곡 )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 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 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연탄 한 장  
                     詩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줄도 몰랐었네.나는
          
           너에게 묻는다 
                     詩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22공탄 
                     詩 /권수진
          내가 배운 것이라곤 시뻘겋게 훨훨 타오르는 것이다
          작은 불씨하나만으로도 제 몸을 불사르는
          불같은 열정을 가슴에 지니는 일이다.
          그리하여 귀끝, 손끝, 발끝이 시린 사람들에게 
          호호 입김 부는 수고로움을 덜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22개의 구멍사이로 
          시뻘건 불꽃을 죽기까지 전하는 것이다.
          찬 바람에 익숙한 저잣거리 노점상인의
          식은 국과 찬밥을 데우거나 라면을 끓이거나
          따뜻한 커피 한 잔이라도 좋겠다.
          그리하여 뱃속이 든든한 가난한 상인들에게
          세상은 아직도 아름다운 곳임을 가르치는 것이다.
          진실로 내가 끝까지 다 타버리고 나면
          하얗게 탈색된 나의 육신을 뼛가루처럼
          처참히 부수어 버리는 인내의 과정이 있어야만 한다.
          죽은 자의 뼛가루를 강물에 뿌리듯이
          처참히 부수어진 나의 육신을 
          차디찬 얼음바닥에 내동댕이쳐야만 한다.
          그리하여 나를 짓밟고 서 있는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서서 앞을 내다볼 수가 있는 것이다.  
          
           연탄/무정 정정민
          시흥전철역 광장
          수많은 시민이 전철을 타기 위해 가고
          내려서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이 분주하다. 
          그 오른편에 작은 주차장이 있어 
          나는 주차하고 큰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전철을 타고 이곳에 내려
          관악산 자락에 있는 금천 청소년 회관으로 
          가는 딸을 태우고 가기 위해서다. 
          드럼을 배우겠다고 하는데 
          퇴근 시간과 드럼강습시간이 잘 맞지 않아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 늘 늦기 때문에 
          내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주차하고 오가는 사람을 보노라면
          내가 주차한 곳 뒤편에서 화물차가 나오기도 하고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데 한결같이 시커먼 차다.
          바로 연탄을 실어 나르는 차들이었던 것이다. 
          그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서 작은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이렇게 시커먼 곳에 물까지 있어 
          무척 비위생적이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이제 와 생각하니 연탄재를 청소하는 기능의 
          물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곳에 연탄공장이 있다는 말은 오래전에 들었다. 
          하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연탄을 살 일도 장사도 하지 않기 때문에
          연탄은 나와 무관했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전 방송에서 서울에 마지막 남은 
          연탄공장이란 말을 듣고 다시 관심을 가져 보았다. 
          나도 연탄을 사용해 보았다.
          연탄으로 음식을 조리하기도 했고 
          난방을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연탄창고에 한겨울 사용할 연탄을 가득 채워두면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연탄가스를 마시고 죽을 뻔한 일도 있었다. 
          전주에 살 적에 방바닥이 갈라져 들어온 연탄가스가
          나와 친구를 중독 시켜 친구는 사경을 헤매다 깨어났고 
          나는 구토를 심하게 하였다. 
          이 연탄가스 중독은 내가 경험한 바로는
          술을 많이 먹어 혼미한 것과 유사했고 
          배를 타고 가다 멀미를 하는 것과 유사했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자꾸 구토가 났었다.
          이 연탄이 꺼지기라도 하면
          숯을 사다가 살리느라고 
          부엌이 온통 연기로 가득 찼던 때도 있었다.
          나중에 번개탄이 나와 
          얼마나 편리했는지 모른다. 
          또 연탄이 잘 타지 않는 집은 
          굴뚝에 연탄가스 배출기를 설치하여 
          연탄이 아주 잘 타도록 도왔던 것도 기억한다. 
          이제 전설이 되어 사라지는 연탄
          서울에 마지막 남은 시흥역 연탄공장
          내가 그 근처에 산다는 것이 이상하게 
          연탄에 대한 글을 쓰게 했다. 
          
           편지글  
                     詩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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