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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유명 시인의 시

산산조각/ 정호승~~~~~~~~~~~Antonio's_Song/Michael_Franks

by 이태일, 태라라 2013. 12. 15.
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을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룸비니; 석가모니가 태어난 곳
감상문; 
내가 산산조각이 났을 때 이 시를 보았다면
난 울지 않았을 것입니다.
술에 의존하지도 않고
정신과 약도 필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산 중턱에서 
더 잘게 산산조각이 난 사람들이
산산조각으로 웃으며 사는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비슷한 시에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는 
시구가 떠오릅니다.
절벽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면 되는 것입니다.
절벽에서 뿌리를 내렸고
아래를 보면 아름답습니다.
바람은 늘 내 곁을 스치며
인사하고 갑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