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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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詩/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홀로 있게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무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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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이 시구가 목메게 합니다.
5공화국 때에 언론을 조절하면서 지지율이 80%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더 지독하였을 것이고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을 잡으러 다닌 사람이 훨씬 많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구에 목이 멥니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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