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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일 태라라의 시

우울

by 이태일, 태라라 2012. 2. 5.
우울 / 이태일, 태라라

컵라면도 물을 끊이기 귀찮은데
빵 하나면 충분하지

전화받는 것도 귀찮아
무소음으로 해놓고

청소는 보름 전에 했으니
좀 더 미루고

누구도 만나기 싫어
대답하려면 귀찮아

우울은 냄새도 색도 없이
공기 속에 섞여
분노가 세월을 먹을 때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뼛속까지 스며든다

신경이 둔한 뼈는
심각성을 뇌에 전달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