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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유명 시인의 시97

세 월 ...도종환 세 월 ...도 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 2012. 5. 20.
연애 편지/안도현~~~~~~~~~~~~~~~~꼬마야 연애 편지/안도현 스무 살 안팎에는 누구나 한번쯤 연애 편지를 썼었지 말로는 다 못할 그리움이며 무엇인가 보여주고 싶은 외로움이 있던 시절 말이야 틀린 글자가 없나 수없이 되읽어 보며 펜을 꾹꾹 눌러 백지 위에 썼었지 끝도 없는 열망을 쓰고 지우고 하다 보면 어느날은 새벽빛이 .. 2011. 12. 27.
설 일(雪日) - 김남조 - 설 일(雪日) - 김남조 -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 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 게 된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삶은 언제나 은총(恩寵.. 2011. 9. 26.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 2011. 9. 26.
머슴 대길이 -고 은- 머슴 대길이 -고 은- 새터 관전이네 머슴 대길이는 상머슴으로 누룩 도야지 한 마리 번쩍 들어 도야지 우리에 넘겼지요. 그야말로 도야지 멱 따는 소리까지도 후딱 넘겼지요. 밥 때 늦어도 투덜댈 줄 통 모르고 이른 아침 동네길 이슬도 털고 잘도 치워 훤히 가리마 났지요. 그러나 낮보다 .. 2011. 9. 4.
8월의 시 / 이외수 8월의 시 / 이외수 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해도 나는 아직 바람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 2011. 8. 29.
내가 배가 고플 때 - 작자 미상(뉴욕 맨하탄의 흑인 거지) 내가 배가 고플 때 - 작자 미상(뉴욕 맨하탄의 흑인 거지)- 내가 배가 고플 때 당신은 인도주의 단체를 만들어 내 배고픔에 대해 토론해 주었소. 정말 고맙소.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 당신은 조용히 교회 안으로 들어가 내 석방을 위해 기도해 주었소. 정말 잘한 일이오. 내가 몸에 걸칠 옷 .. 2011. 8. 20.
나무들 - 조이스 킬머 나무들 - 조이스 킬머(나무에 대한 시를 수십 편 썼음) 나무보다 아름다운 시를 나는 결코 알지 못할 것 같다. 대지의 달콤한 가슴에 허기진 입술을 대고 있는 나무 하루 종일 신을 우러러보며 잎이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여름에는 머리 위에 개똥지빠귀의 둥지를 이고 있는 나.. 2011. 8. 19.
길 위에서의 생각/류시하 길 위에서의 생각/류시하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 2011. 8. 19.
가치 - 에바 스트리트마터(중세 독일의 여류시인) 가치 - 에바 스트리트마터(중세 독일의 여류시인) 삶에서 진정으로 값진 것들은 모두 값이 없다네. 바람과 물, 그리고 사랑처럼. 삶을 값진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모든 값진 것들에는 값이 없다면. 그 답을 우리는 어릴 적 가난한 시절에 배웠네. 어릴 적에 우리.. 2011. 8. 16.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낭송 고은하)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 2011. 6. 23.
행복과 불행 사이/황금찬 행복과 불행 사이/황금찬 길은 모든 길은 행복과 불행 사이로 나 있었다. 나는 그 길을 가고 있다. 바람이 파도를 일으킨다. 내 배는 그 물결 위로 가고 있다. 그네를 타고 앞으로 치솟았다간 다시 뒤로 물러선다. 정지되면 행복도 불행도 아니다. 삶이란 흔들의자에 앉는 것이다 앉는 순간.. 2011. 6. 22.
별을 찾아라/황금찬 별을 찾아라 -황금찬- 별을 찾아 나는 이 땅에 태어났다. 그러나 찾는 별을 찾고 최후의 장막을 내리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물음에 나는 쉽게 답을 낼 수가 없다. 찾는 별을 찾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을 나는 한번도 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사람은 한낮의 유리조각을 별이라 .. 2011. 6. 22.
\황금찬 황금찬 시인 소개 가을 어머니 아침 우수절 부근 한글 촛불 행복 행복과 불행 사이 사랑과 지혜 6 월 봄 밤 출발을 위한 날개 사랑이 자라는 뜰 보내 놓고 달밤 가을바다 바다 환상곡 하늘 나의 층계 나비의 소녀 꽃 한 송이 드리리다 진실의 나무에게 겨울 나무 겨울 기도 사랑의 눈 산골 .. 2011. 6. 21.
가을 들길에서 - 류정숙 가을 들길에서 - 류정숙 가을 들길을 거닐면 낙일을 등에 지고 거닐면 외로움이 동행이다. 바람으로는 헹궈낼 수 없는 햇살로는 말려낼 수 없는 그리움이 동행이다. 외롭다는 건 동행인이 없음이 아니요 함께할 이를 찾고자 함이라.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가을 들길을 걸어 보면 그리움.. 2011. 6. 20.
(이광수) 조선놈 이마빡에 피를 내라(이광수) 상하이 와이탄의 불빛 고아라 가야마미츠로 이광수 허영숙와 사랑놀음 황포강 배 띄울 때 김좌진 홍범도는 일본군과 목숨 건 혈전이요 백범과 윤봉길은 홍커우공원 거사라 노선놈 이마빡에 바늘로 찔러 붉은 피를 내고 또 내어 선홍빛 일장기 아래 황.. 2011. 6. 17.
서정주 스무살된 벗에게 편지가 제 흥에 겨워서, 벗 이 여, 너를 향해 말을 하던 것이 나는 잠깐 옆으로 얼굴을 돌리고 씨부리었다. 그럼 결론은 우리의 몸뚱이를 어디에다가 던져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젊은 벗이여. 네 나이는 인제야 스무 살이다. 명년에는 스물 한 살...... 너는.. 2011. 6. 17.
이육사 교 목/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셔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어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내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속 깊이 거꾸러저 참아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꽃 /이육사 동방은 하.. 2011. 6. 11.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 2011. 6. 9.
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류시화 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류시화 안녕! 내 혼의 무게로 쓰여진 이 시들을 이해하려면 너 또한 네 혼의 무게로 잠 못 이루어야지 어디, 나와 함께 이 낯선 저녁 안개 속을 지나갈까? 손잡고서 그러나 조심하거라 저 나뭇가지 위에 무서운 검은새가 있어 너의 눈을 공격할까 두려우니 이.. 2011. 6. 9.